광주광역시 동구, 미로센터서 ‘공예 자원과 결혼이 만나다’ |
이날 오후 4시에 진행된 결혼식은 ‘순수의 결합_공예 인연을 만나다’ 주제로 광주에 거주하는 신랑·신부 한 쌍을 선정해 결혼 문화의 본질적인 가치를 회복하고 대안적 해답을 제안하는 자리였다.
인류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결혼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특별해지기도 하지만, 획일화된 결혼 문화는 그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한다. 또한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11월 미로센터에서 선보인 ‘공예 전시회’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결혼식을 공예적으로 연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인공인 신랑·신부 한 쌍은 공모을 통해 선정하고, 예식을 준비하는 과정과 결혼식 구성에 대해서는 시대 변화에 맞게 새롭게 제안했다.
야생화로 연출된 ‘미로 가든’의 독립적인 공간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신랑·신부 및 양가 친지와 하객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예식의 틀을 벗어나 지역 공예가들과 지역민들의 협업으로 진행된 결혼식에서 하객들은 식사 테이블의 공예품을 사용하는 경험을 통해 공예의 멋을 공유했다.
예식공간 연출은 자연 예술가 윤용신이 맡았으며 하객 만찬은 라롱드 꺄레 대표인 김현우 셰프가 로컬 식재료를 이용하여 공예적 결혼을 위해 개발한 레시피로 코스요리를 선보였으며 또한 만찬에 사용된 식기는 옹기를 현대에 맞게 해석해 소박한 미감을 선보이는 정희창 한국전통문화대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가 제시했다.
전통적인 한국 문화인 폐백은 보통 직계가족들만 진행하는 예식이지만 모두가 즐기는 문화로 제시하기 위해 하객들과 함께 덕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폐백을 위한 신랑·신부 한복과 대례복은 박순정 베틀한복 광주점 대표가, 한복을 위한 신발 디자인은 김재희 슈즈 디자이너가 새롭게 제시하며 폐백상 제작은 천연염색, 옻칠, 비단으로 제작되는 대나무 보자기 보의 박유진 섬유 작가와 나주소반의 소박한 지역문화의 특성을 보여주는 김영민 무형문화재 나주반 전수자가 함께 참여해 천편 일률적인 용기가 아닌 공예품으로 폐백 문화를 보여줬다.
결혼식을 총괄한 박혜영 기획자는 “젊은 세대들에게 결혼식이 부담되지 않는 예식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예식 문화를 형성하는데 지역 공예 크리에이터의 협업과 공예적 접근이 신선한 시도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이번 결혼식을 통해 세대 간의 이해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예식 문화를 회복하기를 바란다”면서 “공예적 관점의 결혼식을 통해 미로센터가 지역 작가들과의 상생하고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연 기자 knews111@daum.net